소박한 나들이/우리 궁릉 답사기
봄바람에 창경궁
the.storyteller.com
2025. 3. 28. 21:27
2025. 3. 28.
배경음악: 전수연 곡 「좋은 날」
종로에서 점심 사먹고 창경궁 한 바퀴 돌았다. 창경궁(昌慶宮) 옥천교에서 막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한 매화를 폰카로 찍고 샛노란 산수유 꽃그늘 길을 걸으며 서울의 궁궐 중 내가 창경궁을 더 좋아하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봤는데 그건 창경궁이 왕가 궁궐이었을 뿐만 아니라 1909년부터 1986년까지는 창경원(昌慶苑)이라는 이름으로 시민들을 위한 위락 시설이자 녹지 공원이었다는 이유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봄 가뭄에, 거센 봄바람에 온 나라에 산불이 창궐하고 창경궁에서도 들리는 확성기의 거친 발악 같은 소음 속에서도 봄은 이렇게 또 우리 곁에 왔구나, 꽃가루가 눈을 찔러 찔끔 눈물 한 방울 흘리면서 좋은 날 매화 핀 창경궁 한 바퀴 돌았다. 주말에는 기온이 떨어져 쌀쌀할 것이라는 날씨 예보가 있고 이 와중에 나라 꼴도 내 꼴도 한심한데 그러거나 말거나 주말에 창경궁 매화는 만발할 것이다.
2025. 3.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