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storyteller.com 2023. 11. 6. 19:55

 

파리 개선문

2013. 5. 3.

 

 

어린 시절  레마르크의 소설 『개선문』을 읽으면서 파리 개선문이 어떤 곳일까 궁금했는데 그때는 내가 거길 가보게 될 줄 짐작조차 못했다. 그런데  짐작도 못한 일이 현실이 되어 나는 영국에 거주하게 되었고 이웃인 프랑스 파리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나를 파리 개선문으로 이끈 것은 레마르크의 소설과 상관 없었고 파리의 랜드마크라니 많은 여행객들의 틈에 끼여 개선문에 가 본 것뿐이었는데 개선문 앞에 서니 자연스럽게 어린 시절 읽은 소설 『개선문』을 떠올리며 그제야 지금 내가 파리에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파리 구경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던 늦은 밤 숙소로 향하는 급행전철 RER(Réseau Express Régional) 정차역이 개선문 아래 지하를 관통하는 샤를 드 골 에뚜알(Charles de Gaulle Etoile)역이라 잠시 내려 뜻하지 않게 개선문의 야경까지 사진으로 담았는데 이 사진을 보고 있으니 많은 사람들이 다녀온 파리에 나도 다녀왔다는 것을 또 한번 실감하게 된다. 그리고 파리에서 담아온 못찍은 사진 몇 장과 변변찮은 기억만으로 파리에서의 내 행선과 동선을 정확히 재현해낼 수 있다니 놀랍고 편한 세상이다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