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카나리 워프 일대
Canary Wharf, London, UK
2011. 11. · 2012. 8. · 2013. 2.
현대 도시는 항만 발달과 함께 성장해왔다. 제1차 세계대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영국은 세계 최고 해양 대국이었고 영국의 대도시도 항만을 끼고 발전해왔음은 물론이다. 오늘날 런던을 항만과 결부시켜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겠지만 템스강 수로를 이용한 런던 항만은 과거 세계에서 가장 크고 분주한 항만이었고 큰 배들이 템스강을 따라 드나들 수 있도록 건설된 흔히 런던 브릿지라고 잘 못 알고 있는 타워 브릿지(Tower Bridge)가 영화로웠던 런던 항만을 상징하는 구조물로 오늘날 관광객을 맞고 있다. 이 타워 브릿지 바로 아래 강 하구 쪽에 위치한 실질적 부두 시설 즉 과거 영국에서 가장 거대하고 번화한 부두 시설이 서인도 부두(West India Quay)였는데 식민지 수탈로 인도의 껍질을 벗겨 먹은 영국인들로서는 런던 최고 부두에 서인도라는 이름을 영예롭게 붙여도 아무 이상한 일이 아니었겠다. 그래서인지 오늘날 런던 북동부 지역인 일포드(Ilford)나 바킹(Barking) 같은 곳에 가면 여기가 런던이 아니라 흡사 인도 대륙 어느 도시가 아닐까 착각이 들 정도로 너무도 많은 인도 대륙 출신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고 인도 대륙에서 몰려온 이주민들에 얽힌 사회문제 때문에 오늘날 영국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데 다 자업자득 되겠다.
한편 제1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영국의 형편이 기울기 시작하고 다른 한편으로 선박이 점차 대형화됨에 따라 항만이 내륙 강변에서 해안 지역으로 이전되자 템스강 강안에 위치한 서인도 부두지역도 점차 위축이 되어 1950년대에 이르자 거의 버려진 곳이 되다시피 한 모양이다. 그런데 이 서인도 부두 지역은 영국 금융의 중심지 시티(City of London)에 매우 근접해 있고 금융산업이야말로 오늘날에도 영국의 중요 산업인 만큼 그 버려지다시피 한 땅은 매우 매력적인 부동산 투자처로 보였을 것이고 돈 냄새를 맡는데 기똥찬 능력을 발휘하는 대형 투자은행들이 그 기회를 못보고 지나칠 리 만무했던 것, 시티은행이나 HSBC 같은 대형 투자은행들이 이곳에 현대식 초대형 빌딩을 짓기 시작했는데 이 서인도 부두 지역 중 시티와 더욱 인접한 카나리 워프(Canary Wharf)가 집중적인 투자 대상이 되어 오늘날에는 이 지역 모두를 통칭하여 카나리 워프라고 부르고 있으며 다양한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특히 오랜 옛 건물들이 밀집한 도시 런던에서 카나리 워프는 특별하게도 현대식 초대형 빌딩이 밀집한 비즈니스 구역으로 오늘날 런던을 대표하고 있다. 더러 일로 카나리 워프를 드나들면서 하상(河床) 충적토로 형성된 지역이라는 지리적 공통점과 함께 어쩜 이곳 분위기가 우리 여의도와 이렇게도 닮았나 싶은 생각을 했다. 카나리 워프 지역은 템스강 건너 편 그리니치(Greenwich) 공원 언덕에서 가장 잘 보이니 구경 가시는 분들 참조하시기 바란다.
Canary Wharf, London, UK
2011. 11. · 2012. 8. · 2013. 2.
배경음악
Paul Pennell - Fearl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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