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동백섬 누리마루

Nurimaru APEC House, Dongbaekseom Island Park, Haeundae, Busan, Korea

2023. 9. 27.

 

2005년 우리나라는 에이펙(APEC),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회원국가 정상회담을 호스트 자격으로 개최했다. 당시 나는 직장생활과 세상살이가 당최 힘들어 정상회담을 개최하거나 말거나 그 뉴스를 듣고 거기 어떤 관심을 둘 여력이 없었다. 다만 그때 9시 뉴스에서 당시 노무현 대통령께서 APEC 정상회담 기조연설을 하시는 장면을 보고 우리나라도 저렇게 격이 높은 국가 간 정상회담을 호스팅 하는 나라가 되었구나, 그 회담의 개최국 정상 자격으로 우리 대통령 자격으로 저렇게 멋진 연설을 하고 있구나, 해운대 동백섬에 누리마루라는 멋진 건물이 정상 회담 장소로 새로 생겼구나 잠시 뿌듯했던 기억을 할 뿐이다.

 

2023년 가을 추석 연휴를 맞아 고향 부산으로 내려가 오랜만에 해운대 하고도 동백섬, 누리마루 구경 갔다. 다른 건 몰라도 날씨만큼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떠오를 만큼 가을 쾌청한 날씨였으니 소나무들과 아열대 수종의 식물들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푸른 동백섬 산책로를 따라 걸어 2005년 APEC 개최를 기념하는 기념관으로 쓰이고 있는 누리마루를 구경했다. 거기에는 당시 정상들이 함께 찍은 기념사진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사진 속에는 정치계의 욘사마가 되겠다며 일성을 토했던 고이즈미 준이찌로 일본 총리 모습도 보이고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의 얼굴도 보였으며 아들 부시 대통령은 물론 아직도 건재한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얼굴도 보였다. 그리고 그 단체 사진 맨 중앙에 두루마리를 입고 선 노무현 대통령이 서 있었다.

 

누리마루 구경을 마치고 동백섬을 따라 열린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오륙도와 대한해협 바다가 보이는 등대 앞에서 인증샷도 찍었는데 멀리 수평선 끝에 가물가물 보이는 구름 아래 저곳이 혹 대마도가 아닌가 싶기도 했다. 동백섬의 아랫자락 갯바위 위로 관광객이 편하게 산책하며 아름다운 해운대 앞 바다를 구경할 수 있도록 나무 테크며 흔들다리며 벤치까지 끝내주게 잘 만들어 놓았다. 이렇게 눈 호강 지대로 하며 동백섬을 걷다가 잠시 쉬려고 바다가 보이는 벤치 앞에 앉으니 누리마루에서 본 사진과 아름다운 해운대 바다가 오버랩 되는 것 같아서 기분이 묘했다.

 

배경음악

Orla Fallon

「Isle of Innisf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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