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 변산반도국립공원 내 내소사
2024. 10. 4.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전북 부안 내소사(來蘇寺) 구경했다. 여행 전 내소사 검색을 해봤더니 불심 1도 없는 나 같은 사람도 익히 그 이름을 알고 있는 내소사 홈페이지가 검색이 되지 않아서 이게 뭔 일이야 싶었는데 알고 보니 내소사는 전북 고창 선운사(禪雲寺)의 말사(末寺)로 선운사 홈페이지에 딸려 소개되고 있었다. 게다가 내소사를 품고 있는 전북 부안의 변산반도 일대가 변산반도국립공원으로 소개되어 있었는데 뭔 국립공원씩이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내소사 주차장에 도착해서 내소사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일명 능가산(楞伽山) 관음봉의 유려한 산세를 쳐다보고 내소사 일주문에서 천왕문에 이르는 장한 전나무 숲길을 걸으면서 이런 풍광이면 국립공원으로 전혀 손색없겠다 싶었다. 게다가 아름다운 능가산 산세와, 있어야 할 자리에 묵묵히 서있는 오랜 수령의 아름드리 나무들과 어우러져 차분히 터 잡은 내소사의 크고 작은 전각들을 구경하자니 맑은 날 서산으로 기우는 가을 오후 햇살을 품은 조명빨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내소사야 말로 지금껏 내가 본 우리나라 절 중 가장 아름다운 절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제야 내소사가 선운사의 말사라는 검색 정보를 떠올렸고 대한불교조계종 종단이 뭘 기준으로 본사와 그 밑에 말사를 두는지 알 수 없지만 이 아름다운 내소사를 가꾸어 나와 같은 무식한 중생들에게 눈 호강 보시 하시고 열심히 수행 정진하는 내소사 스님들로서는 말사라는 타이틀이 억울하지 않겠냐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소사 경내에는 아시바 치고 알록달록 등을 매달아 놓은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요즘 절에서 좋은 구경했다 싶으면 불심 1도 없는 내가 1만 원짜리 기와 불사 한 장 얹어드리고 있다. 절이 종교 시설인데 대웅전 앞에서는 고함치며 일행들을 불러 모아 왁자지껄 단체 사진 찍는다고 문자대로 야단법석(野壇法席)을 벌이는 사람들을 절 구경 가면 늘 보고 있다. 내소사에서 좋은 구경 실컷 하고 이번에는 어쩌다 기와 한 장 올려드리지 못했다. 다시 내소사 찾아가라는 부처님 뜻인가 한다.
전북 부안 변산반도국립공원 내 내소사
2024. 10. 4.
배경음악
LAYERS CLASSIC 연주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원곡 Secret Garden의 Serenade to Sp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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