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2. 20.
배경음악: 미샤 마이스키 첼로 연주 - 청산에 살으리라
얼마 전 유튜브에서 “범어사문화체험누리길”을 소개하는 영상을 보니 그 길은 내 어릴 적 봄과 가을 철따라 소풍 다니던 범어사 계곡을 따라 이어진 범어사로 가는 옛길이었다. 문화체험은 뭐고 누리길은 뭔가? 오래전부터 부산지하철 1호선 범어사역에서 범어사매표소까지 노선버스가 다니는 자동차 도로가 나 있고 그와는 별도로 지자체에서 예산을 들여 시민들이 걷기 좋은 코스를 개발했다면 차라리 ‘범어사 가는 옛길’이라 명명하는 쪽이 훨씬 정감 있고 도보 코스를 만든 취지를 잘 살리지 않겠나 싶은데 문화체험이니 누리길이니 막 가져다 붙이는 것도 세태라면 세태라 하겠다.
이번 부산행에 그 범어사문화체험누리길을 걸어 범어사 다녀왔다. 범어사 계곡이 김정한 작가의 1936년 소설 『사하촌』(寺下村)의 무대라는 것도 이번 방문에서 새삼스레 확인했다. 범어사 가는 옛길에는 사람에게 좋은 항균물질 피톤치드를 팍팍 내뿜는다는 빽빽한 아름드리 편백나무 숲이 그야말로 장관이었는데 대체 이 장한 나무와 숲이 어찌 살아남아 나를 반기나 기특했다. 오랜만에 범어사역에서부터 3km 정도 걸어 찾아간 범어사 일주문인 조계문에 이르는 길옆 양지바른 승탑 밭 위로 봄 햇살이 아낌없이 쏟아지고 있었다. 햇살 좋은 날 범어사행은 언제나 정답이라는 것을 또다시 확인하고 내려왔다.
2025.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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