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컨스터블│건초마차│1821년│런던 내셔널갤러리

John Constable,The Hay Wain, 1821, National Gallery London

 

화가 존 컨스터블(John Constable)이 1821년에 완성한 작품 「건초마차」(The Hay Wain)는 영국 잉글랜드 동부 서퍽(Suffolk)과 에섹스(Essex) 지방을 가르는 경계인 스투어강(River Stour) 일대 전원 풍경을 담고 있는 폭 185cm의 대작이다. 작품은 존 컨스터블의 대표작이자 영국 회화사에 매우 중요한 걸작으로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 전시되어 있다. 작품 중앙에는 세 마리 말이 끄는 건초마차가 강을 가로지는 모습을 담고 있으며 왼쪽에는 전원 가옥 한 채를 담고 있는데 이 집은 윌리 로트씨네 오두막집(Willy Lott's Cottage)이라 해서 작품 제목인 건초마차 만큼이나 유명하다. 그림은 스투어강 수계를 이용한 수차 제분소 근처에서 그려졌는데 그 제분소는 존 컨스터블의 부친이 소유한 제분소였고 윌리 로트씨는 부친의 이웃이었던 소작농으로 그림에 담긴 집에서 태어나 평생 그 집에서 살았다고 한다.

건초마차는 1821년 영국 왕립미술원(Royal Academy of Arts)의 여름전시회(Summer Exhibition)에 존 컨스터블의 연작 중 하나로 출품되었는데 원래 존 컨스터블이 이 작품에 붙인 제목은 "정오(Noon)"였다. 아쉽게도 존 컨스터블의 출품 작품들은 당시 영국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고 오늘날 걸작 중에 걸작으로 대접받는 「건초마차」조차 구매자가 없었다. 「건초마차」가 일약 화단의 주목을 받은 것은 오히려 프랑스에서 였다. 1824년 존 컨스터블은 「건초마차」를 파리 살롱전에 출품하게 되는데 여기서 프랑스왕 샤를 10세의 금상을 수상한 것이다. 존 컨스터블의 작품이 낭만파, 인상파로 이어지는 후대 프랑스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준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프랑스 수집가에게 팔린 「건초마차」는 안목있는 영국 수집가의 눈에 띄여 다시 영국으로 돌아왔으며 1886년부터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서 전시되고 있다.

 


영국 서퍽 데덤 윌리 로트씨네 오두막집

 Willy Lott's Cottage, Dedham Vale, Suffolk, UK

2011. 10. 2.

 

아름다운 전원 풍경을 회화의 주제로 본격적으로 끌어든인 19세기 영국 화가 존 컨스터블의 고향이자 그가 「건초마차」의 화폭에 담은 스투어강 일대 데덤계곡(Dedham Vale)은 영국에서도 자연경관이 빼어나기로 이름난 곳이며 오늘날에는 영국 정부로부터 빼어난 자연경관지역(Area of Outstanding Natural Beauty)으로 관리되고 있다. 특히 영국 회화사에 큰 족적을 남긴 존 컨스터블과 관련된 지역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에 대한 애정을 담아 영국인들은 이 일대를 컨스터블의 전원지역(Constable Country)이라 부른다. 데덤계곡에는 아직도 존 컨스터블의 부친이 소유했던 수차 제분소와 건초마차에 담긴 윌리 로트씨네 집이 거의 당시 원형 그대로 보존되고 있으며 이 건물들 중 일부는 영국 문화유산보호단체인 내셔널 트러스트(National Trust)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 영국에 살 때 데덤계곡이 차로 30분 정도 걸리는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었고 과문하나 근대 유럽 회화에도 관심이 있어서 영국 내셔널 트러스트 회원에 가입하고 철이 바뀔 때마다 데덤계곡을 찾곤 했다. 덕분에 내 사진 파일에는 많은 데덤계곡의 풍경이 남게 되었다. 이 사진들을 볼 때마다 데덤계곡의 사계를 회상하며 이런 자연환경이라면 존 컨스터블과 같은 뛰어난 풍경화가가 탄생한 곳으로 가장 어울리는 곳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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