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축산 통도사

Tongdosa Buddhist Temple, Yangsan, Korea

Sansa, Buddhist Mountain Monasteries

 

2020. 10. 2.

 

추석 연휴에 통도사 구경 다녀왔다. 통도사 교통편으로 부산도시철도 1호선 종점인 노포역과 연결된 부산종합버스터미널의 시외버스를 이용했다. 부산과 양산 사이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는 시외버스를 타면 통도사 신평버스터미널까지 30분 걸리고 버스터미널에서 통도사 입구 매표소까지 500m 정도 걸어야 한다. 이어 통도사 매표소에서 일주문까지 무풍한송로(舞風寒松路)라는 장한 솔밭 길이 1km 이어지는데 눈부신 초가을 햇살 아래 양산천 계곡 물소리 들으며 솔향기 맡으며 노송들이 켜켜이 진을 치고 그늘을 드리우는 무풍한송로 길을 걷자니 일주문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생각조차 잊었는데 어느 순간 우람한 장사의 부리부리한  눈썹마냥 영축총림(靈鷲叢林)이라는 글이 진하게 음각된 커다란 입석이 등장했다. 그 입석은 무풍한송로 길이 끝나고 곧 일주문을 만난다는 표석이다.

 

통도사 일주문, 천왕문, 불이문은 딱 그래야 모습으로 딱 그래야 할 거리 간격을 두고 부처에게 마음을 의지한 적 없는 나와 같은 절앗못인 구경꾼을 향해서도 자비롭게 열려 있다. 또 사찰에서 모시는 큰 부처님, 용한 보살님은 모두 모신 듯 극락보전, 약사전, 관음전, 대웅전 등이 줄줄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이들 건물들은 하나 같이 세월의 깊이를 진중하게 품고 있었다. 통도사는 유네스코가 인정한 세계유산에 드는 절이기도 하거니와 네이버 지식백과가 대한민국 3대 사찰로 꼽으며 석가모니 진신사리를 모신 불보사찰이라 했고 그 진신사리를 금강계단에 모셨다는 해설을 분명을 보았는데 지난해 겨울 통도사를 찾았을 때는 왜 내 눈에는 금강계단이 보이지 않았을까? 이번에 그 답을 찾았다.  사진을 찍다가 무려 우리나라 국보 제290호로 지정된 대웅전에 각 면에 걸린 한문 현판을 유심히 보았더니 “金剛戒壇”이라는 현판이 그제야 내 눈에 들어왔던 것이다. 통도사 대웅전은 불상을 따로 모시지 않고 대웅전 너머 화강암으로 단(檀)을 놓고 그 위에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얹은 부도를 모신 금강계단 쪽으로 통창을 내어 불상을 대신하고 있다는 것을 이번 가을에야 알게된 것이다. 절 구경은 늘 절과 절을 둘러싼 풍경 구경일 뿐 법당 내부를 눈여겨 들여다본 적이 없는 내 눈에, 계단(戒壇)을 계단(階段)으로 알고 열심히 계단만 찾고 있던 내 눈에 통도사 금강계단이 보일 리 없었던 것이다. 통도사 절 이곳저곳을 구경하다 보면 통도사의 교세가 상당하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으니 주변 13개나 되는 암자들을 거느리고 있다 하고 그 암자들이 말이 말사와 암자지 웬만한 규모 사찰에 버금가는 암자요 말사들이라 이 가을 이왕 통도사를 찾은 김에 지난 겨울 통도사 구경 때 참 좋았던 서운암까지 걸어가 봤다. 산비탈을 따라 조성된 서운암 벤치에 앉아 보면 통도사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장한 영축산의 산세가 기가 막히다.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여 백두대간 낙동정맥의 간월산, 신불산 그리고 영축산으로 이어지는 산지를 영남알프스라고 하고 특히 영남알프스의 가을 억새군이 장관이더라는 영상을 본 적도 있는데 산행을 즐기지는 않아  그 장관을 눈으로 확인할 수는 없으나 통도사 서운암에서 올려다보는 것만으로도 영남알프스의 수려한 산세를 미루어 짐작할 만 했다. 이렇게 이 가을 통도사 서운암에 앉아 가을 정취에 흠뻑 젖어 든 사이 짧아진 하오의 가을 해가 서산을 향해 기울고 있어 서둘러 자리를 털고 일어나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터미널을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

 

 

배경음악

LAYERS 클래식 연주

10월의 어느 맑은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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