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

2023. 10. 11.

 

낮에 안과 검진 받고 집으로 돌아가려다 날씨가 너무 좋아 좀 걷자며 찾아간 곳이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이고 2층 전시실 「사유의 방」에 전시된 국보 삼국시대 금동반가사유상 2점 잘 구경하고 돌아왔다.

 

이 반가사유상 2점은 학교 교과서는 물론 그간 우리 문화재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대표 이미지로 숱하게 보아왔던 금동반가사유상인데 삼국시대인 6세기 후반에서 7세기 초 제작된 것으로 추정될 뿐 정확히 언제, 어디서 만들어진 것인지 알려져 있지 않고 대체로 신라에서 제작된 것이라는 것이 통설인데 혹자는 백제 것이라 하고 심지어 고구려에서 제작된 것이라는 주장까지 있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애초 사유(思惟)할 바 많은 부처님들이었던 것이며 내 생각에는 오히려 이 금동 부처님 상들의 출처가 아리까리 하기에 더욱 신비롭게 보이는 것이 아닐까 했다. 두 점 부처님 상은 예전 국보 표기 방식으로 각 국보 78호와 83호라 하는데 사진 자료로는 볼 수 없던 두 부처님 등짝과 엉덩이를 자세히 구경할 수 있어 좋았고 두 분 다 앉은키로 78호 부처님 약 80cm, 83호 부처님 약 90cm여서 그 보다 더 크거나 작았으면 보는 이들의 감동이 훨씬 덜 했을 것이 아닐까 안목 없는 자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이렇게 빼어난 조형미를 자랑하는 소중한 우리 국보 부처님 두 분을 한 방에 모셔놓았으니까 자연스럽게 어느 부처님이 더 잘생겼나 비교하게 되는데 역시 안목 없는 자의 눈에는 아무래도 오른쪽에 앉아 계시는 83호 부처님이 쫌 더 잘생긴 부처님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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